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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 62회 청룡기 결승진출과 결승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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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29기 최병한
댓글 0건 조회 512회 작성일 07-06-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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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2회 청룡기 결승진출과 결승전 전략


동대문 구장을 향해 가는 길에 왜이리 더디 나며 운전하고 있는 26기 사촌형을 채근하는 저의 마음은 이미 야구장에 가 있었습니다. 운동장 주변에 주차를 하고 경기장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섰을 때 여기 저기에서 들려오는 정겨운 강릉사투리가 마치 음력 5월 단오장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1루 내야 스탠드를 꽉 들어찬 동문들 사이를 비집고 몇 몇 동기들과 역시 고교 후배녀석인 사촌동생들과 열심히 응원을 하며 제 62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준결승전의 승리를 만끽했습니다.


1975년 창단 이후 전국 메이저 고교야구대회에서 1987년 청룡기 4강이 최고의 성적인 것을 감안하면 오늘 야구를 보지 못하면 또 20년 후에나 볼 지 모른다는 생각이 비단 저만의 생각이었을까요?



그러면 준결승 경기였던 오늘 경기를 한 번 집어 보겠습니다.


지난 준결승 전략에서도 이미 언급해 드렸듯이 부산공고는 이번 대회 우리 강릉고만큼이나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팀입니다. 부산지역은 중학교에서 이미 재능이 있는 선수는 부산고나 경남고 등 소위 말하는 야구 명문고교에 진학하고 부산공고는 그런 명문야구부가 있는 고교진학에 실패한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는 팀입니다. 결국 16명이라는 적은 선수 자원에 준결승까지 올라온 것은 박용운 이라는 특급 좌완 투수가 지금까지 세 번의 경기에서 두 번의 완투승와 한 번의 완봉승을 혼자 책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차전과 16강전 그리고 8강전 동안 박용운 선수는 무려 397개의 투구를 하였고 오늘 선발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지난 글에 예견해 드렸습니다. 예상대로 선발은 우완 김원석 선수가 나왔고 박용운 선수가 나오기 전에 우리는 충분히 점수를 내면 승산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강릉고도 곽지훈 선수의 난조와 지난 3경기 동안 약 20이닝 정도 던진 홍성민 선수를고려해서 지난 유신고와의 16강전에서 기적의 역전을 하는 동안 2이닝 이상을 완벽하게 틀어 막아 준 커브가 좋은 우완 최인영 선수를 선발로 내세웁니다.


최인영 선수는 마운드에서 6과 2/3이닝 동안 단 1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잘 막고 있는 동안 승리의 여신이 드디어 우리에게 미소를 보냅니다.


7회 초 우리 강릉고 공격에서 8번 타자 김석현 선수가 좌전 안타로 진루하자 부산공고는 지금까지 잘 던지고 있던 김원석 선수 대신 팀 에이스인 좌완 박용운 선수를 투입합니다. 9번 타자 전계용 선수 타석 때 상대투수가 1루 견제를 하려다 공을 그만 떨어뜨리고 마는 보크를 범해 무사 2루가 된 상황 착실하게 보내기 번트를 성공해서 무사 3루에 우리선수를 안착시킵니다. 이후 1번타자 최창규 선수가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며 불씨가 꺼지는 듯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5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보이고 있는 1학년생이며 3루수인 신명철 선수에게 고의 사구를 얻어 냅니다.


이 후 2사 1,3루 상황에서 1루 주자인 신명철 선수가 2루 도루를 감행합니다. 신명철 선수는 그리 발이 빠른 선수도 아닌데다가 상대투수가 완전히 간파한 상황인데도 상대 투수 박용운 선수는 얼이 빠진 선수처럼 공을 던지지 못하는 사이 도루에 성공하여 2사 2,3루로 상황이 급변합니다. 보크에서부터 견제 실수까지 행운은 우리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절호의 찬스를 맞은 3번 타자 홍재용 선수가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치는 순간 1루 관중석 여기 저기에서 아쉬운 한 숨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때 상대 유격수 정현호 선수는 우리 선수가 1루로 전력질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간 체 1루수 키보다 훨씬 높은 곳으로 송구하고 맙니다. 당연히 2사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든 주자는 전력 질주를 했고 결국 두 명의 우리 선수들이 홈플레이트를 밟고 스코어 보드에 ‘2’라는 점수를 찍고 맙니다.


이 것으로 경기는 사실상 끝이 났습니다.


초고교급 투수인 부산공고 박용운 선수는 이후 8회부터 9회까지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으며 호투를 했으나 우리 홍성민 선수 역시 7회 2사부터 9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선수들과 우리 동문들은 모두 얼싸 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고 초여름 무더운 날 강릉고의 신화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6회 말 부산공고의 8번 타자 정재열 선수가 우리 1루수와 충돌을 하고 두 선수가 쓰러졌는데 우리 선수는 일어난 반면 정재열 선수가 결국 실려 나갔는데 결국 발목 골절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린 선수이고 장래가 유망할 텐데…… 부상에서 하루 빨리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자 이제는 결승전입니다.


결승 상대는 경남고 입니다. 지금까지 붙은 청원고, 유신고, 진흥고, 부산공고와는 차원이 다른 상대로 보면 정확한 평가일 것입니다.


경남고와의 우리의 악연도 있죠. 지난 1987년 당시 강릉고는 3학년이었던 좌완 민원기 선수와 2학년인 우완 박상근 선수를 앞세워 청룡기 준결승에 오르지만 바로 이 경남고와의 연장 승부에서 다 이겨놓은 경기를 12회 12대11로 지고 맙니다. 당시 경남고 투수는 좌완 김홍집 선수와 우완 윤형배 선수가 팀 주축이었습니다. 우리 강릉고에 신승을 하고 결승에 오른 경남고 역시 그 해 준우승에 그치고 맙니다. 아마도 우리와의 경기에 너무나도 많은 전력을 소진해서였을 것입니다.


구대성(한화)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대전고를 2학년 투수 좌완 박민규 선수 단 한 명으로 완투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한 경남고는 바로 전대회 우승팀입니다.


1946년 창단해서 전국대회 우승만 14회, 준우승 16회 이상 한 고교 최강팀 중 한 팀입니다. 특히 청룡기와 인연이 깊어 47,48,73,76,90,98,06년 총 7회 우승을 했습니다. 경남고 하면 먼저 최동원 선수(77년 졸업)가 떠오릅니다. 그 외에도 김용희(74년 졸업), 윤형배(87년 졸업), 김홍집(88년 졸업), 박석진(91년 졸업), 박현승(91년 졸업)에다가 현재 프로야구 최고 타자 중에 한 명인 이대호 선수(01년 졸업)까지 대단한 동문선수들을 배출했습니다. 대통령배와 인연이 없어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5회 준우승) 부산지역에서 부산고와 함께 전통의 강호라고 보면 정확할 것입니다.


결승전에는 준결승전에서 아꼈던 투수들을 모두 동원하겠지만 그 누구보다도 3년생 좌완 하준호 선수가 선발로 나올 것입니다. 146km/h의 빠른 직구에다 완급조절도 뛰어난 투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5일 개성고와의 8강전에 무려 삼진 16개에 단 1안타 만을 허용하고 완봉승을 거둔 초특급 투수 입니다. 이 외에 나규호 선수와 정규창 선수가 뒤를 받칠 것입니다. 선수 구성도 무려 30명이나 되어 16명으로 맞선 부산공고와 질적 양적 차이가 나는 팀입니다.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우리 강릉고는 지금까지 상대 좌완 투수에게 많은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진흥고의 임요한 선수도 적절히 공략하지 못했고 역시 준결승전에서 부산공고 박용운 선수에게는 내리 6명의 타자가 삼진을 당하는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리 역시 좌완 곽지훈 선수가 투입될 예정이고 홍성민 선수와 최인영 선수가 대기를 할 것입니다. 상대타자 중 4번을 치고 있는 포수 장성우 선수 역시 롯데 자이언츠에 이미 1지명을 받을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보이고 있어 주의해야 할 선수임은 틀림없습니다.


상대가 선수층이 두텁고 주전과 비주선의 실력차이가 크지 않고 상대적으로 우리 강릉고는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의 기량차이가 있기 때문에 하위타선에는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상대투수의 실투를 유발한 볼넷이나 데드볼로 진루하고 상위타선에서는 주눅들지 않고 적극적인 타격을 보인다면 초반에 한 두 점 득점이 의외로 경기 끝까지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고교야구는 승패는 작은 에러와 정신력으로 갈리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우리가 비록 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상대는 고교 최강이라지만 지금까지 잘 해온 것처럼 끝까지 남은 땀 한 방울이라도 그라운드에 쏟아 버린다는 각오로 뛰어주길 바랍니다.




P.S.: 마침 KBS프라임과 스포츠TV에서 해설을 하시는 분이 구경백 해설위원님 이시더군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 어제 늦은 밤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우리 강릉고 후배들 칭찬과 응원 많이 부탁 드렸습니다. 특히 2번을 치고 있는 1학년 신명철 선수와 에이스 홍성민 선수에 대해 많은 자랑을 했습니다. 우리 후배 선수들 모두 대학도 진학하고 프로에서 지명도 받아 미래에도 야구를 하며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기회가 꼭 와야 한 다는 것을 강조했더니 흔쾌히 그러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강릉고 29기 최 병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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