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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회 소식 강릉고 동문 여러분께 - 「승회돕기 모금운동」 그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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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동
댓글 0건 조회 6,550회 작성일 13-12-07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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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고 동문 여러분께
- 「승회돕기 모금운동」 그 후 -

때 이른 추위가 다소 누그러진 듯 하더니 중국발 스모그가 불청객처럼 찾아왔습니다. 우리 일로도 나라 안팎이 충분히 시끄러운데 이웃나라로부터 해결이 난망한 숙제를 떠안은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만 다사다난했던 계사년 건강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작년 말에 저희 동기(22기) 김승회에 관심과 도움을 촉발하기 위한 글을 동문회 홈페이지에 올린 바 있습니다. 하여 오늘은 승회를 대신하여 그간의 경위를 간략히 보고하고 안부를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더 일찍 소식을 전해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저희들의 소망과는 달리 승회의 건강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복 중이라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일전에 「승회돕기 모금운동」에서 보여주신 동문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는 점점 배타적,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또 인간의 감성이 사치처럼 취급되는 현실에서 승회에게 다시 한 번 버틸 힘과 일어설 의지를 주었습니다.

모금운동 후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동안 승회는 맑은 영혼과 정신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허물어져가는 육체를 바라보면서 삶의 물꼬를 터 나가고자 가슴 저리도록 애써왔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도, 가족과 친구들의 애타는 염원도, 더 이상 순수할 수 없는 감정과 냉철한 변별력도, 난마와 같은 질환을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루게릭’이라는 난치병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의 몸을 피폐해지게 만듭니다.

저는 질환에 대한 승회의 인식이 빨리 장기적 관점으로 전환, 적응되기를 희망합니다. 자신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인정하여 외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고 문 밖으로 나서는데 저어함이 없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질병과의 투쟁도 용이하게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꺼져가는 승회의 의지를 다시 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의 관심과 배려입니다.

승회가 전화를 할 수 없게 된 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이제는 이메일, 카톡 등을 이용한 외부와의 소통도 어려운 상태입니다. 누워있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곧 실내에서 이동하기 쉽도록 집안도 손질해야 할 것입니다. 승회가 속히 홍채인식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입하여 사용방법을 숙지한 후 친구들과의 대화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또 같은 길을 먼저 걸어갔던 환우들의 경험으로부터 이 난국을 극복할 지혜를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21일(토)에는 미리 약속된 동기들과 함께 승회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저희 동기들이 공식적으로 승회를 방문하는 것은 1분기에 한 번 정도인 것 같습니다. 가까운 친구들은 비공식적으로 자주 교대로 승회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상 짧게나마 승회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고마운 도움을 주셨던 동문 선 후배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송구합니다. 승회의 투병의지에 비례하여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기를 고대하면서 모두 승회를 따뜻하게 안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누가 그랬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거다”라고 한 단편시 [누가 그랬다](이석희)의 문구가 떠오릅니다. 다가오는 갑오년 만사여의하시길 기원 드리며 오늘은 여기서 이만 물러갑니다.

22기 최 봉 경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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