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일본 북 알프스 원정 트레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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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가라사와휘테-기타호다카다케주릉-가라사와 휘테)
오늘은 이곳 가라사와 휘테를 출발하여 오쿠호다카 산장까지 가는 비교적
짧은 코스입니다. 7시간정도가 예정됩니다.
오후에 비가 예보되어 5시에 식사를 하고 일찍출발합니다.
이곳에서 호다카 산장까지는 3시간 걸리는 질러가는 코스가 있고
기타호다카다케를 거쳐 능선을 거쳐가는 코스가있습니다.
예보와는 달리 출발부터 날씨가 꾸물거립니다.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하나 산악날씨의 변덕이거니 자위합니다
가벼운 비옷차림으로 출발합니다.
가이드는 영 개운하지 않은듯 위험을 핑계로 우리에게 바로 질러가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야리 종주는 못할망정 능선 조망을 포기할수 없습니다.
가라사와 소옥 산장에서 기타호다카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앞사람의 엉덩이가 코에 닿을듯 가파른 경사를 쉼없이 올라갑니다.
가끔씩 숨도 돌릴겸 돌아보면 안개구름사이로 지난밤 유햇던 산장과
주변의 야영텐트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잇습니다.
비는 우리의 소망을 저버리고 제대로 내리고 있습니다.
비옷을 제대로 차려 입은 사람도 안으로 부터 땀으로 졌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부터는 스틱도 쓸수 없는 급경사구간입니다.
허접하게 매어놓은 쇠사슬에 의지하여 어렵게 전진합니다.
구름이 조망을 가려 두려움은 느끼지 못합니다.
등산길을 따라흐르는 물길도 점점 양을 더합니다.
옷이 비에젖어 슬슬 한기도 느껴집니다.
드디어 주능선에 올라섭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옵니다. 서있기도 힘들정도입니다.
기타호다카다케 산장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을 포기하고
좌측으로 호다카 산장을 행해 방향을 잡고 전진합니다.
능선에서 조망이고 뭐고 정신이 없습니다. 다들 말이 없습니다.
십여분 바위능선을 우회하여 전진 하던중 젊은 일본 산꾼을 만납니다.
우리와 반대로 오는중인데 날씨가 않좋아 고생이 많았다고
우리들의 허접한 차림새를 보고 우려를 표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굽니까
없는 시간을 쪼개 거금을 들여 어떻게 온 북알프스입니까.
들은척도 안하고 바위를 안고 전진합니다
갑자기 지나쳐가던 일본 젊은이들이 소리칩니다.
우리일행중 무릎을 다친 친구가 있다고 앞서가던 우리가이드에게 소리칩니다.
모두들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조심스레 기다립니다.
능선에서 바람이 심해 판초우의는 금지라고 했는데
혼자온 한친구가 판초우의를 입은채 사시나무처럼 떨고 서있습니다.
사실 걸을때는 몰랐는데 멈춰있으니 한기가 몰려옵니다.
여름철 고산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더니 현실로 느껴빕니다.
사진에서 보던 칼날능선이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무릎다친 사람도 있고 도저히 전진은 불가한 상황입니다.
가이드가 어렵게 결정을 회군결정을 내립니다.
보통때 같으면 갑론을박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다들 순순히 돌아섭니다.
희관씨의 불만도 그냥 묻혀버립니다.
사실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전문 등산인들이 정상을 눈앞에 두고 기상악화로 돌아서는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듯합니다.
돌아 내려오는 등산화가 물이 들어와 질척입니다.
올라오는 길이 얼마나 험했는 지 내려오면서 다시한번 느낍니다.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두시간여 만에 다시 가라사와 휘테에 돌아옵니다.
사실 산꾼들은 갔던길을 돌아 오는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 오는 길도 새로운 모습이라는 것을 새삼실감합니다.
점심도시락을 펴놓고 느긋헤게 늦은점심을 먹습니다.
여우가 포도를 따먹을 수가 없어 시어서 않먹는 다고 했듯이
우리도 이곳이 좋아서 다시왔노라고 느긋이 오후를 즐길 예정입니다.
비싼 여행이지만 이런 여유가 싫지만은 않습니다.
넷째날(가라사와 휘테-요코산장-가미코지)
일찍 눈이 떠집니다.
거짓말처럼 하늘이 개었습니다. 구름한점 없습니다.
어저께 우리가 가려던 준봉들이 약올리듯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가 질러가는 코스를 선택했더라면 지금쯤 저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을텐데....
학창시절 읽었던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가 생각 납니다.
여유를 가지고 가지않은길을 가슴과 눈에 새기고
여덟시에 출발하여 되돌아 옵니다
요코산장을 거쳐 가미코지에 두시넘어 도착합니다.
간단한 온천목욕을 마치고 낮부터 술판이 벌어집니다.
상욱이 형님이 몰래 캤다는 산삼이라며 아까운듯이 내놓습니다.
몸에 좋다고 너무 많이 먹은 모 형님은 밤새 토햇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심마니팀을 꾸려 와야할듯합니다.
진위여부는 누구도 장담못합니다.
이주쯤 지난 지금쯤 각자 판단을 내리겠지요
마지막 만찬에 가이드의 건배사중
"가고 싶은 산에 갈게 아니라 갈 수 있는 산에 가야 한다"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다음날 돌아오는 날 인터넷 검색중
우리와 같은날 우리가 갈려던 같은코스에서 한국인 여성이 실족사 했다는 안타까운 뉴스가
자신들을 다시한번 돌아보게됩니다.
내년에는 뚜르 드 몽블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지 않은 길
피천득 옮김
노랗게 물든 숲 속 두 갈래 길을
다 가 보지 못할 일이 서운하여서,
풀섶 속에 길이 구부러지는,
눈 닿는 데까지 오래오래
우두커니 선 채로 바라보았네.
그리곤 나는 갔네, 똑같이 좋고,
사람이 밟지 않고 풀이 우거져
더 나을지도 모르는 다른 길을,
사람이 별로 다니쟎기론
두 길은 실상 거의 같았네.
그리고 두 길은 다 그날 아침
밟히쟎은 가랑잎에 덮혀 있었네.
아 첫째 길은 훗날 가리고 하고!
길은 길로 이어짐을 알았기에
돌아오진 못하리라 생각했건만.
세월이 오래오래 지난 뒤에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리.
두 길이 숲 속에 갈라져 있어
사람이 덜 다닌 길을 갔더니
그 때문에 이렇게도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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