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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지리산 산행기에 이른 가야산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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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21기 김동윤
댓글 0건 조회 695회 작성일 05-06-3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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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 가야산에 오르다

힘든 지리산 산행을 마친 강산회 회원들 , 버스에 타자마자 코를 골기 시작합니다. 뒤쪽에서는 약간의 발냄새가 나긴 하지만 등산화를 벋고 받거니 권커니 술잔이 돌아 갑니다. 버스 안에서는 주신 2회 김만회 선배님이 단연 압권입니다. 조금 취하신 모습입니다. ...........(전 사실 이 후부터는 잤습니다 그래서 이 과정은 기억을 못합니다)......그래서....으로 내용을 대신합니다.

버스는 합천 해인사 앞을 지나 예약한 식당 앞에 도착합니다. 전주식당(맞나?)이랍니다. 배고픈 상황에 삼겹살이 구워지고 맛있게 먹습니다. 밥도 먹고 술도 마십니다. 화이트 소주. 무학소주에서 블랜딩한 것인데(격을 높입니다) 괜찮습니다. 이승대 회장님은 홍콩 방문시 지참하신 21년산 발렌타인 대짜 한병 내놓습니다. 몇몇 자리에서는 폭탄주 돌아갑니다. 분위기 좋습니다.
배부르게 먹습니다. 역시 시장이 진수성찬입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예약한 민박집을 찾아갑니다. 주인아줌마의 모습이 특이합니다. 멀리서 보면 수염을 기른 아줌마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버스를 대고 집으로 들어가니 큰 방 하나 작은 방 둘 예약해 놨습니다. 여자분들 한 방, 3회 이상 선배님들 한방, 4회 이하 나머지 큰 방, 배치 끝났습니다. 좁습니다. 뜨거운 물 나오는 목욕탕의 순서를 기다려 보지만 제 차례는 오지 않습니다. 가야산에서 내려오는 찬물로 샤워합니다. 기분 좋습니다. 방으로 오니 선배님들 모두 머리를 벽으로 대고 방 중앙으로 발을 뻗고 잠을 청하기 시작합니다. 옆으로 칼 잠을 자 봅니다. 그래도 좁습니다. 발이 모인 중앙 공간에 4명이 발과 얼굴을 맞대며 자리를 잡습니다. 그냥 자기 뭐해 술 몇병 사옵니다. 이상욱 선배님 무지 반깁니다. 황환구 선배님 벌떡 일어나십니다. 자지 않는 선배님들 옹기종기 모여 술잔을 기울입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갑니다. 술 자리를 준비한 저지만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해 발과 얼굴을 맞대고 먼저 잠이 듭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역시 다섯병의 화이트 소주는 너무 적었던 모양입니다. 선배님들 얼굴이 모두 쌩쌩합니다. 게다가 “야 화이트 소주 좋다 깨끗해”. 역시 술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부터 가실때는 잠자리만은 좀 편안하게 ....부탁 ....꾸벅...

아침을 어제 저녁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밀어 넣고 해인사를 향합니다.
오래된 사찰답게, 명당 터 답게 서기가 넘칩니다. 대웅전을 들어서자 100여명이 넘는 스님들이 의식을 거행합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진지합니다. 제 평생 이렇게 많은 스님들을 한자리에서 본 것은 처음입니다. 신흥사나 낙산사 정도의 사찰만 봐오다 해인사를 보니 역시 선방이 있는 대 가람입니다. 팔만대장경을 둘러보고 신라시대 유명 승려가 심었다는 느티나무도 보고 산을 오릅니다. 가야산을 오릅니다. 야트막한 경사도가 완만한 ...가야산의 초입은 이렇습니다. 거기다 숲이 우거져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등산로는 다져진 부엽토처럼 부드럽고 폭신폭신합니다. 오릅니다. 돌투성이 지리산 등산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소금강을 오르는 것 같습니다. 즐겁습니다. 당초 낙오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단 두명에 불과합니다. 집행부에서는 낙오자들을 고려해 도시락을 25개만 준비했습니다. 단 두명이 누구인고 하니....1회 권해수 선배님: 지리산 산행에서 진을 빼신 권선배님은 가야산 도전을 시작하시다 무리라고 판단, 자진 포기하셨습니다. 13회 박학진 선배님: 해인사 보시고 오시더니 안올라 가신답니다. 근육이 놀래긴 놀랬을 겁니다.지리산이 험하긴 험했거든요. 그런데 예상외로 여성분들은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습니다. ㅂ ㅎ ㅈ 선배님 자아비판 하세요 -하하-

자 또 산을 오릅니다. 1,350m의 가야산을 오릅니다. 가야산은 지리산과는 달리 등산로 정비를 계단식으로 하지 않아 오르기가 수월합니다. 쉬워도 산입니다. 땀이 흐릅니다. 물 계속 마셔댑니다. 30분 간격으로 쉽니다. 오르는 와중에 석불조각상을 보고 샘에서 시원함을 한 모금 마십니다.

6월 6일 현충일의 저두(低頭)
이상욱 선배님이 현충일 추념식을 하자고 합니다. 10시에 맞춰 선열에 대한 묵념을 합니다. 산을 오르는 도중 김만회 선배님이 예전에는 묵념(黙念) 대신 저두(低頭)라고 했다고 합니다. 웬지 웃음이 납니다. 배우는 것 많습니다. 三人行이면 必有我師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10시가 다 돼 언덕에서 쉽니다.
약식의 현충일 행사를 가야산에서 치룹니다. 일동 저두 . 다 알아듣습니다.
고개 숙입니다. 30여초간의 묵념 뒤 바로 구령에 고개를 듭니다. 봄 가을로 시제를 지낼 때 홀기를 들고 어른들이 외치는 한문식 어투들- 예를 들어, 興-일어서라, 俯伏- 엎드려라, 讀祝-축을 읽어라, 盥洗位.....등-을 되새김질 해봅니다.

다시 산을 오릅니다 . 정산 부근에서 다시 돌산을 만납니다. 상당히 가파릅니다. 만만합니다. 지리산에 비하면 만만합니다. 정상에 오르자 멀리 해인사가 보입니다. 정말 깨끗한 하늘입니다. 정상주가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올라와보니 가야산은 정상이 두군뎁니다. 하나는 함양군쪽 상왕봉으로 1,350m이고 건너편 쪽은 성주군으로, 성주군에서 시멘트와 비석으로 2m쯤 해발을 높여 상왕봉보다 높게 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욕심이 자연을 훼손합니다.이 맑고 깨끗한 가야산 정상의 기분을 인공이 훼손합니다. 내려오다 이동거 선배님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바위 틈 약수를 한잔 합니다. 정상을 내려와 점심을 먹습니다. 술이 한순배 돌고 두 순배 돌고 즐겁습니다.

가야산 정상부근(카메라폰 사진)


자 이제 산을 내려옵니다. 역시 산은 오르는 만큼 내려오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두 잘 내려 옵니다. 내려 내려 내려 오다보니 해인삽니다.

등산을 오래 해보지는 않았지만 명산이라는 선배님들의 말씀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1,300m정도에 불과하지만 갖출 것 다 갖추고 있습니다. 거기에 고찰 해인사까지 ...다시 가보고 싶은 산입니다. 다녀와서 알았는데 가야산을 비롯해 영취산(?)등 7개 산이 연달아 있는데 이걸 영남 알프스라고 부른다네요. 유명하답니다. 경남지역에선 영남 알프스를 타는 게 즐거움이랍니다. 우리도 시도를 한번....

가야산 정상을 앞두고...(카메라폰 사진임)

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향합니다. 버스는 다시 즐거운 술판으로 바뀌고 마구 마십니다. 그리고 취합니다... 축산인가 어딘가에서 물회로 저녁을 하고 다시 올라옵니다...잡니다...그래서 그 이후로는 취해서 기억이 없습니다...술을 자제해야 한다고 자책하고 있으니 선배님들 너무 꾸짖지 마십시오.

이상으로 허접한 가야산 산행기를 마칩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이제야 올려 죄송합니다. 글은 그냥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재미없어도 할 수 없습니다 -하하-

이 자리를 빌어 이번 산행을 준비하신 이승대 회장님, 황환구 부회장님, 양희관 선배님, 김석기 선배님.....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6월 26일 강산회는 더위를 쫓기 위해 천렵에 나섰습니다
12회 선배님들의 보급투쟁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었습니다. 먹거리 풍성하고 선후배 정이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홑수 기수 선배님들이
쪽대를 들고 풀숲을 들추며 꾹저구를 한 바게쓰를 잡으셨습니다

즐거웠던 천렵 사진은 다음번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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