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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시 : 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산행지 : 계룡산
산행경로: 동학사 주차장 -- 동학사 -- 은선폭포 -- 관음봉 --갈림길 --갑사
--- 갑사주차장

산행시간 : 5시간 30분

같이간이들
김만기회장님부부. 김만회님.심상정님.최종구님.이맹하님부부.황남옥님부부
김문경님부부.이상욱님.최돈선님.황항구부부.박종길총무님부부.정호반감사님.
안만성님.정부교님.최종욱님.양희관님부부.최기영님.김석기님.(25명)

날씨 : 갈때 도로에 눈, 산행중 점심식사전 비오고 오후는 흐림. 귀로시 강원도에
눈.



하반기 원정산행길이라 제법 많은 인원이 모였습니다.
문막 휴게소에서 종욱님이 제공한 아침을 맛있게 먹고 출발합니다.
잔뜩 찌뿌린 하늘에선 눈이 한두점씩 비치기 시작합니다.
경기도에 막 접어드니 차가 정체되기 시작합니다.
첫눈이라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차량들이 여기 저기 사고로 서있습니다.

TV에선 연평도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들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습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만큼 마음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아무도 말없이 묵묵히 바라보기만합니다.
몇분은 흐르는 눈믈을 몰래 훔쳐내기도합니다.

중부고속도로에 들어서도 교통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유성톨게이트를 빠져나온 버스가 대전국립현충원 앞을 지낼즈음
버스기사가 안내방송을 합니다.
몇시간후면 젊은 고혼들이 안장될 그곳을 ........

하산주를 먹고 가라고 호객하는 아주머니들을 뒤로 하고
동학사에 이르러 대충 절구경을 하고 한시간이나 늦은 입산시간을
만회하려고 길을 재촉해 봅니다.
한 두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지만 견딜만 합니다.
가파른 돌계단을 힘겹게 오릅니다.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빗방울은 점점 거세지고 바람까지 거듭니다.
시간조절을 위하여 선두를 멈춰 세워 보지만 불순한 일기로 잡아 둘수가
없습니다.

움푹파인 바위 아래에서 비를 피하며 대책을 논의합니다.
이런 "포기쪽이 대세입니다"
앞서간 세분에게 돌아오기를 권유해 보지만 그대로 진행한답니다.
더러는 서서 나머지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빗물을 섞어가며
경황중에 식사를 합니다."강산회 역사상 최단시간 식사기록을 세웁니다"

이대로 돌아 설거면 여기서 정상주라도 한잔 해야지......
상욱님의 하늘에 대한 참회의 말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비가 멈춤니다.
"상욱님 퇴직후 돗자리 펴시요" 강추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되돌아 가려던 마음은 간곳 없고 발길은 정상쪽으로 향합니다.
가끔 걷힌 구름사이로 멀리 능선도 보입니다.
산행이 아까보다 한결 여유롭습니다.
서로 농담도 주고 받으며 그렇게 길을 이어갑니다.
자리 좋은 곳을 골라 커피도 한잔씩 나누기도 하고 ....
우리의 본모습을 조금은 찾은것 같습니다.

동학사로 내려간 팀에게도 연락을 합니다.
어느덧 갑사에 도착합니다.
어느곳에서 본 글이 생각나는 갑사오르는 길에 들어섭니다.
온갖 잎을 다 떨군 스산한 모습에서도
이 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멋진길입니다.

어느곳이나 되돌아 나올때면 후회가 남곤 하지요.
꼬옥 다시 한번 오겠노라고 다짐하지만 실현되기는 쉽지않습니다.
이곳도 그런곳 중의 한곳 입니다.
버스에서 모두들 합류합니다.
악천후에 떤 몸을 녹이느라 버스 뒤쪽 테이블에 모여 앉습니다.

동료들의 열기에 히터의 열기에 서서히 몸은 말라가고
좌우로 돌아가는 술잔에 술자리의 열기도 점점 더해갑니다.
원주에 들러 저녁을 먹고 다소 원활해진 도로를 따라 의료원 마당에 도착합니다.

좋은 산행지를 계획하신 집행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문어를 삶아오신 회장님 현금을 협찬하신 여성부회장님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앞에 언급을 하였지만 아침식사를 제공한 종욱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산이란 우리 뜻대로 되는 공간이 아님을 다시 인식하며
항상 겸허한 자세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듭니다.
다시 오는 일요일 의료원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