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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7기 김용남
댓글 0건 조회 502회 작성일 09-08-0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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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거장과 7세 신동, 특별한 추억을 만들다

알도 파리소 - 최유경 대관령 국제음악제서 연주






최유경 양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내 친구 빌라 로보스는 54년 전 나에게 꼭 맞는 첼로 협주곡을 작곡해줬어요. 완전히 고객 맞춤형이었죠."(첼리스트 알도 파리소)

"바이올린이 재미있어요. 연습만 제대로 하면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처럼 잘 할 수 있어요."(최유경 양)

맑은 공기가 숲을 키우는 강원도에서 열린 제6회 대관령국제음악제. 89세 거장 파리소는 죽은 친구를 그리워했고, 7세 신동 최유경 양은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키웠다. 파리소 예일대 음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용평리조트 개막연주회에서 제자 첼리스트 19명, 소프라노 유현아와 함께 절친한 브라질 작곡가인 빌라로부스(1887~1959) 대표작 `브라질풍의 바흐 5번`을 연주했다. 파리소는 직접 지휘봉을 들고 애틋하고 성스럽게 이 곡을 조율하며 친구를 추모했다.

빌라로부스를 회상하려면 하루가 모자란다는 파리소. 그는 "빌라로부스는 여러 차례 암수술 후에도 전 세계 순회 공연을 강행한 대단한 작곡가였다"며 "병중에도 야한 농담을 즐기는 낙천적인 사람이었다"고 좋은 기억만 늘어놓았다.

미국 NBC `보니 헌트 쇼`에 출연했을 정도로 바이올린을 잘 켜는 최양은 스승을 따라 대관령에 왔다. 9월부터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해 강효 교수(대관령국제음악제 감독) 제자가 되는 최양은 이번 축제 기간에 유명 연주자들에게 레슨을 받았다. 최양을 가르친 바이올리니스트 김원지 씨는 "불과 7세에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다니 체력과 집중력이 엄청난 아이"라고 극찬했다.





알도 파리소

세계 저명 연주자들 음악회와 마스터클래스(연주 수업)가 이뤄지는 대관령국제음악제. 음악도들이 몰려와 거장들에게 연륜과 음악세계를 배우고 있다. 파리소는 최고령 스승이며 최양은 최연소 학생.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파리소는 저세상으로 간 단짝 친구 빌라로부스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며 변함없는 우정을 보여줬다. 연주가 끝난 후 그는 "70여 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빌라로부스를 처음 만났고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됐다"며 "뉴욕에 살 때 빌라로부스 아파트에 놀러갔는데 내 연주를 들으며 작곡을 했고, 그의 아내는 맛있는 요리를 해줬다"고 말했다.

`음악은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파리소. 고령에도 매일 4시간 이상 레슨을 하는 그는 연주자들에게 기본을 강조했다. 바른 자세와 마음가짐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교수법은 다소 직설적이다. 연주 중에 몸을 흔드는 습관을 가진 학생 머리를 붙잡기도 하고 어느 학생에게는 "첼로를 그만두고 오보에를 연주하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학생을 친구처럼 대하는 그는 첼리스트 장한나 씨(27)를 6년 동안 가르친 스승이기도 하다. 파리소는 "어린 한나의 재능이 정말 놀라웠고 아주 예뻐했다"며 "그런데 한나가 로스트로포비치를 존경하는 스승으로 꼽은 인터뷰 기사를 보고 굉장히 서운했다"고 눈을 찡긋 감으며 웃었다.

`클래식 음악의 미래`로 주목 받는 최양은 욕심 많은 꿈나무다. 좀 더 나이가 든 뒤 공부하자는 바이올린 작품이 있으면 오히려 더 매달린다.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하고 싶은 게 아주 많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체조경기에 반해 트램펄린을 시작했다.

돌잔치에서 소형 바이올린을 잡은 최양은 절대음감을 타고났다. 피아니스트 어머니 정영은 씨 피가 흐르는 덕분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3세 때 성인 바이올린 16분의 1 크기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4세 때는 정씨 반주로 두 시간 동안 독주회를 열어 화제가 됐다. 모든 곡을 다 외워 연주한 데다 북한어린이돕기 자선음악회여서 미국 TV 출연 섭외가 밀려들었다. 5세에는 잘츠부르크음악제에서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이고르 오짐에게 인정을 받으며 유명해졌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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