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고한마당

강릉고등학교 총동문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강산에

자유게시판 강산에와의 시원한(?) 첫 산행 – 북한산 남서쪽 능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19기 한신
댓글 0건 조회 839회 작성일 05-12-14 18:55

본문

● 일 시 : 2005년 12월10일(토) 10:40(불광역 출발)~16:20(정릉매표소 도착)
● 참 가 : 총 9명(19기 심종영, 한신 20기 박용천, 윤승혁, 이재천, 손양락, 24기 김원하, 25기 최태선 외 멋진 아지매 1분)이 산행하고 정릉 마무리 식당에서 20기 박주수 및 그의 아들 합류
● 산행코스 : 불광역 1번출구앞 집결 – 구기터널 방향으로 이동 – 길 건너 남쪽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 – 구기터널 위로 진행 – 탕춘대능선 – 향로봉과 비봉 갈림길 아래에서 가볍게 식사 – 비봉아래쪽 능선 – 비봉 통과 – 사모바위 – 비봉능선 – 승가봉 - 문수봉 바윗길 우회 – 청수동암문 – 문수봉 통과 – 대남문 – 대성문 – 보국문 – 정릉 하산길 – 청수장 – 버스정류장 앞 식당

나흘 전 가입한 강산에 12월 산행에 따라 나서기로 했다.
약속시간은 10시, 장소는 춥다고 불광전철역 안의 만남의 장소…
다행히 생각보다 날이 따뜻한 듯 하여 가볍게 가려다가, 그래도 겨울산행인데 하고 아이젠, 모자, 장갑, 자켓 등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집을 나섰다.(정말 잘 한 결정이었다)

행여 신입회원으로서 늦을까 전철에서 내리니 9시45분, 적당한 시간이었다.(이 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다……다음부터는 늦게 와야지…)
전철역 만남의 장에는 등산복을 입은 아저씨, 아줌마들 20여명이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이런!~ 얼굴을 모르니 우리 팀인지 아닌지 알 수가 있나. 평소 동문 모임에 잘 참여하지 않은 죄로 알고 앞으로 잘 참여하자 다짐했다.
힐끗 힐끗 훔쳐보며 나이를 어림잡으니 최소한 강고 10기 정도는 되는 사람들로 보여 일단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그 앞에 서서 등산화를 조이며 쌩 까고 있었다.

근데 이 친구들은 도대체 왜 한 놈도 안 오는 것이야…(9시55분)
심종영회장에게 전화를 하니 1번 출구 밖에 나와 있단다.(약속과 다르잖아?) 밖으로 나가니 심종영회장과 후배 둘 그리고 웬 어여쁜 아줌마 1분(특별회원이란다.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말란다)

이렇게 해서 하나 둘 모이다 보니 10시 반이 되어서야 9명이 되었다.
역시 어디가나 총무는 바지런한 사람이 해야 모임이 산다고 우리 20기 박용천총무가 김밥, 귤, 막걸리 등을 푸짐하게 산 후 10시35분경 불광전철역을 출발하였다. 평소 내가 산에 오르는 시각과는 약 2시간 정도 차이가 났다. 오늘은 마누라가 일찍 들어오라 했는데...

사거리를 휘감아 돌아 구기터널 쪽으로 진행하다 보니 앞 뒤로 많은 등산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근데 역시 젊은 아가씨는 없다. 하긴 젊은 아자씨도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갑자기 함께 가는 정체 모를 아줌마가 이뻐 보였다.(힐끗)

여기부터 비봉까지의 이동은 이 아줌마가 등반대장을 맡기로 했다. 주중에 자주 그 길을 다닌단다. 처음엔 바로 산 쪽으로 붙어서 구기터널매표소를 통과해 오르는 줄 알았는데 이 아줌마가 갑자기 남쪽으로 길을 건너자고 한다.
왜냐고 물어보니 건너서 구기터널 위를 통과하면 입장료를 안 낸단다.
정말이냐고 했더니 만약 돈을 받으면 자기가 다 내겠단다. 자세는 됐다 싶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앞에서 길을 건너 구기터널 쪽으로 한참을 가다가 오른 쪽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1주일전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다져져서 아주 미끄러웠다. 길은 동네 약수터 오르는 길 같았는데 미끄러워서 초반부터 느릿 느릿… 크게 휘감아 돌아 비봉에서 내려 뻗은 탕춘대 능선길을 타고 구기터널 위를 넘어 갔다.

출발하고 30분 정도 지나 능선에서 안부로 빠져 물이 거의 안 나오는 약수터를 지나려는 순간 웬 남자 둘이 폼 잡고 서 있었다.
아!!! 그들의 자켓 등짝에 새겨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올 것이 왔다. 어떻게 계산이 된 건지 모르지만 12,600원을 내란다. 거꾸로 머리를 굴려 보니 금세 2명을 사기친 모양이다. 7명 X 1,800원 = 12,600원

몇 명이시죠?(공단직원) 7명인데요.근데 다 왔는데 돈을 받나요?(우리) 아니 전에는 안 받았는데??(아줌마) 주말에만 나와서 받아요(공단직원)
어머! 나는 주중에만 다녀서 몰랐네(아줌마) 좀 깍읍시다(우리)
안 됩니다(공단직원) 그럼 만원만 받지요. 자투리는 뭘~(우리) 안 됩니다. 지킬 건 지키셔야죠(깐깐한 공단직원) 에이 돈도 다 냈으니 물이나 먹고 가자. 근데 물은 왜 이렇게 조금씩 나오는 거야!(우리 투덜투덜)

결국 낼 것 다 내고 엄청 길을 돌아온 책임을 아줌마가 지는 줄 알았는데 주중에는 안 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아줌마는 할 일 다했다는 표정으로 딴 데 쳐다보고 있었다. 휴! 여자에 약한 것이 남자라고.. 그냥 넘어 가자.

이제는 정말 떳떳하게 걸었다. 이젠 제법 산 기분이 나는 길을 오르다 보니 아마도 구기터널매표소를 지난 사람들이 오는 길 같은 길과 만나는 지점에 왔다. 물 마시고 잠시 쉬고 본격적으로 오르막으로 붙었다. 우리 심회장은 오늘 새벽 3시까지 마신 술이 빠진다고 하고 누구는 육수가 흐른다고 하고 나는 괜히 두텁게 입고 왔다 후회하면서 올랐다.

11시50분 정도 되었을까 싶은데 향로봉 가는 길과 만나는 지점을 통과하여 비봉의 진흥왕순수비(가짜란다. 진짜는 박물관에)가 보이는 넓은 자리에서 싸가지고 온 것을 먹고 가기로 했다.

근데 꺼내 놓는 것들이 예사롭지 않다. 막걸리, 커피, 김밥, 귤은 그렇다 치고 가래떡에 김치에 방금 전라도에서 공수해 온 듯한 홍어회까지…. 홍어회는 정말 냄새가 확실한 진짜였다. 누가 가져왔는지 묻지도 않고 막걸리 한 잔에 홍어 한 점. 캬~
아줌마가 컵라면, 커피를 막 꺼내 놓길래 아까 잘못은 용서해 주기로 했다.

30~40분 정도 있는 것 다 꺼내 먹고 무거워진 몸으로(하긴 먹고 가나, 지고 가나) 비봉을 향한 마지막 깔딱고개를 올랐다. 그것도 땀을 뻘뻘 흘리며 내가 제일 먼저. 향로봉에서 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오르는 순간, 멀리 구파발 쪽이 보임과 동시에 밀려드는 북풍. 정말 저기 바로 아래와 5미터 위가 체감온도가 10도는 차이가 났다. 다 올 때까지 잠시 서 있었더니 금세 땀이 식는다. 두텁게 입고 오기 잘했다.(다 젖어서 문제이긴 했지만)

능선을 타고 올라 비봉을 우측에 두고 돌아 비봉(560m)은 그냥 통과했다.
지난 5월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던 비봉 아래의 코뿔소바위는 잘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냥 빨리 사모바위로 향했다.
사모관대의 사모를 닮아서 사모바위라고 하는 바위 앞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거나 밥을 먹고 있었다. 추위에 떨면서…. 음! 아래에서 먹고 올라오기 정말 잘 했군. 사모바위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한 방 박으려고 했더니 멀리 구파발, 일산을 배경으로 찍어야 정상인 듯한 분위기가 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아줌마가 우리 8명의 감자를 찍어줬다.
고기압이 밀려 온 탓에 전망은 정말 좋았다. 멀리 서해도 어렴풋이 보이고 아마 북한도 보였을 것 같다.

사모바위를 지나 비봉능선을 따라 가는데 눈이 다져진 좁은 길에 가끔 바윗길이 나오는 탓에 정체, 지체. 승가봉으로 가면서 평소에는 가볍게 지났을 바위벽을 모든 사람들이 줄에 매달려 난리를 떨고 있었다. 모두가 내려온 후에 너무 귀가 시려서 귀를 덮을 수 있는 모자를 꺼내 썼다. 옛날 군밤장수 아저씨 패션을 생각하면 정답이다.

문수봉으로 향하면서 곧바로 문수봉으로 오르는 바윗길은 당연히 우회하고 왼쪽의 계곡에서 올라온 길로 붙어 약 20분 정도의 된비알을 오르니 청수동암문이다. 암문은 정식 문이 아니라 비밀리에 다니거나 물자를 옮기던 문이란다.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의상봉을 통해 북한산성유원지로 내려가는 암릉길이고 우측은 문수봉, 대남문 길이다.

문수봉(727m)도 패스하고 바로 대남문으로 갔다.
대남문에서 본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의 삼각구도와 그 앞의 노적봉 그리고 도봉산과 오봉, 더 멀리 상계아파트단지와 수락산까지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대남문 바로 앞에 암벽으로 우뚝 솟은 보현봉(714m)은 어째 추워 보였다. 대남문에서 30분 이상 서 있었더니 이젠 손끝이 시려 견딜 수가 없다. 땀이 식어 몸도 떨렸다.

다시 성곽 아래 길을 따라 대성문을 지나고 조심조심 보국문까지 이동했다.
사실 사모바위부터 아이젠을 했어야 하는데 귀찮고 손이 시려서 안 했더니 엄청 고생했다. 가지고 와서도 안 했으니 고생해도 싸다.

산성길에서는 귀가 떨어지는 듯 하고 손도 엄청 시렸다. 하지만 강릉에서 남대천다리를 건너 학교갈 때 추웠던 느낌이 생각나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보국문을 통과해서 정릉계곡길로 내려서는 순간, 봄날이 온 것 같았다.

그렇게 내려와 산행을 마감하고 청수장을 지나 적당한 순두부집에 들어갔다.
막걸리, 소주, 파전, 콩비지찌개 등으로 식사를 하는데 20기 박주수 후배가 멋진 아들을 데리고 합류한다.

5시 조금 넘어 각자 다음 번 산행을 약속하며 흩어졌다.

오랜만에 후배들과 멋지고 시원한(?) 산행을 즐겼다.
다음 번엔 내가 안내해서 석모도의 낙가산, 해명산 종주를 하자고 해야 겠다.

이상.....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